여우의 눈물 최 신 림
“거짓 눈물 보고 누가 진실이라 믿겠는가” 자신마저 속이는 마음의 덫을 키워 불통을 원칙으로 내뱉는 말마다 어디까지가 거짓인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신뢰와 원칙 무너져가고 연필 잡아야 할 고사리 손에 들려진 가녀린 촛불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는 들불로 싸우다 죽더라도 통한의 눈물 미친 듯이 소리 내어 주저앉는다 옛 종합청사 고층빌딩 벽 빗물로 흘러내리고 피와 땀으로 일궈놓은 자유의 나라에서 씻지 못할 부끄러운 허물들 닦아주는 이 아무도 없다 어렵게 민주화로 세운 역사 무참한 거짓으로 온통 짓밟아 놓고 사실 아님을 참이라 믿어달라는 굶주린 여우의 마른 눈빛 흐느끼는 믿음 지옥으로 떨어져도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우리는 길 잃고 타오르는 분노의 함성이 터진다 세찬 비바람에 꺼지지 않는 횃불 피血로 스며든 듯 광화문 거리 곳곳 일렁이고 구김살 없는 맑고 밝은 촛불이 일어나 가슴 깊은 심연에서 바르고 참된 진실이 활활 타오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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